사고 후 목은 뻣뻣한데 머리까지 묵직하고,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휘청거린다고 말하는 환자가 있습니다. 어떤 분은 “머리를 부딪히지 않았으니 뇌에는 문제가 없겠지”라고 생각하고, 반대로 작은 어지럼에도 뇌출혈을 걱정합니다. 실제 진료에서는 두통과 어지럼이 언제 시작됐고 어떤 상황에서 심해지는지를 나누어 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충돌 순간에는 머리와 몸통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때 목 관절과 근육에 부하가 걸리면서 뒷머리나 관자놀이로 통증이 퍼질 수 있고, 머리가 흔들린 영향으로 뇌진탕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자세를 바꿀 때 빙빙 도는 느낌이 뚜렷하다면 전정기관 문제도 살펴야 합니다. 한 가지 원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목 통증, 수면 부족, 불안, 약물, 탈수 등이 겹쳐 증상을 키우기도 합니다.
두통의 위치만으로 원인을 단정하지 않습니다
목에서 비롯된 두통은 목 움직임에 따라 심해지거나, 뒤통수에서 앞쪽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특징만으로 경추성 두통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고 전 편두통이 있었는지, 빛이나 소리에 예민해졌는지, 메스꺼움이 동반되는지, 두통이 점점 강해지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어지럼도 표현이 다양합니다. 주변이 도는지, 몸이 붕 뜨는지, 걸을 때 한쪽으로 쏠리는지, 눈을 움직이거나 고개를 돌릴 때 심해지는지에 따라 살펴볼 방향이 달라집니다. “어지럽다”는 말 하나로 자율신경 문제나 목 문제라고 결론내리면 중요한 신호를 놓칠 수 있습니다.
-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고 가라앉지 않는 두통
- 반복되는 구토, 경련 또는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
- 사고 전후 기억이 끊기거나 지나치게 졸려 깨우기 어려운 경우
-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경우
- 한쪽 동공이 커 보이거나 겹쳐 보이는 증상
- 걷기 어렵거나 균형이 갑자기 현저히 나빠진 경우
진찰에서는 사고 당시의 기억부터 확인합니다
머리를 직접 부딪혔는지만 묻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충돌 직후 멍한 느낌이 있었는지, 사고 장면이 일부 기억나지 않는지, 두통과 어지럼이 당일 시작됐는지 며칠 뒤 시작됐는지 확인합니다. 이어서 눈동자 움직임, 보행과 균형, 팔다리의 근력과 감각, 목의 움직임과 압통을 살펴봅니다.
뇌진탕이나 두개강 내 손상이 의심되면 필요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 평가가 먼저입니다. 반면 위험 신호가 없고 목의 움직임과 연관된 근골격계 증상이 주된 경우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침, 약침, 추나요법, 한방물리요법 등을 선택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때도 어지럼을 단순히 목 근육 문제로만 보고 강한 교정을 먼저 시행해서는 안 됩니다.
회복 중에는 증상을 억지로 시험하지 않습니다
생활에서 확인할 점
- 두통이나 어지럼이 심한 상태에서 운전하거나 높은 곳에서 작업하지 않습니다.
- 증상이 악화되는 화면 사용, 음주, 과도한 카페인은 줄입니다.
- 고개를 빠르게 반복해서 돌며 어지럼을 확인하는 행동은 피합니다.
- 수면, 식사, 수분 섭취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증상 변화 시점을 기록합니다.
- 처음 없던 신경학적 증상이나 반복 구토가 생기면 다시 평가받습니다.
교통사고 후 두통과 어지럼은 흔한 증상이지만, 흔하다는 이유로 모두 같은 원인으로 취급할 수는 없습니다. 먼저 위험한 손상 가능성을 가려내고, 그다음 목과 평형 기능, 수면과 긴장 반응을 구분해 살펴야 치료 방향도 선명해집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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